자전거

익숙함의 변화(부 : 펑크대비_00)

propeller 2024. 2. 21. 10:46

자전거를 타다가 사고가 많이 발생한다고 한다.

자전거 추돌, 낙차, 기타 사고로 인한 인명 피해도 많지만, 여기서 얘기해보려는 것은 내 신체에 문제가 생기는 것보다, 자전거가 다치는 것에 대한 것이다.

 

자전거를 타면서 그런적은 없지만, 주로 펑크로 인한 트러블이 많이 일어난다.

나는 타면서 펑크가 난 적은 단 한번도 없다. 단 한번도 없다고 얘기하는게 부끄럽지만 사실이다. 왜 부끄럽냐는 생각이 들수도 있냐면, 그만큼 내공이 적고 산전수전을 덜 겪어봤다는 얘기이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경험이 적다 이 말이다.

 

펑크가 동호인들의 훈장처럼 여겨지는 이 흐름에 별로 반발할 생각은 없다. 그냥 나는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한 때는 그 운을 믿고, 펑크에 대한 대비를 전혀 하지 않았던 무모했던 시기도 있었다.

그리고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무모했던 시기가 이어지고 있었다.

 

무엇인가 변화한다는 것은 어떤 계기가 있어야 이루어진다. 물론 계기가 있어도 변화하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그냥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변화는 어렵고, 번거롭고 그리고 새롭다. 새로움은 좋지만, 어째튼 불편함을 동반한다. 아이폰이 처음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고 그동안 버튼식 피쳐폰에 익숙해진 사람들이 아이폰으로 넘어가면서 잠깐 경험하게 되는 불편함 같은. 그러나 잠깐 겪게 되는 불편함은 그 이후 누리게 될 새롭고 멋진 경험에 비하면 감내 할만한, 아니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버린다. 

 

나는 무모한 것에 익숙해져있었다. 이러한 익숙함을 먼저 깬 건 나 자신이었다. 딱히 계기가 있지도 않았다. 그냥 필요하다고 생각했나보다. 굳이 따지자면, 어쩌다 보니, 보틀케이지가 2개가 되었는데, 보틀만 2개 넣기에는 내가 선수도 아닌데 그럴 필요가 있을까 공구통이나 하나 넣지 뭐 하는 의식의 흐름으로 인해 변화의 첫 단추를 끼운게 아닐까 한다. 삶은 가끔 아주 사소한 것에서 큰 변화가 오곤 한다는 선조들의 말씀에 무릎을 탁 치며, 펑크 대비를 시작하기로 한다.

펑크대비에는 생각보다 많은 요소들이 들어간다. 용의 해를 맞아 드래곤볼 모으듯 하나씩 모아서 완성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