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인가 계획하고 그 계획대로 되면 사람은 성취감을 느낀다. 그리고 그 성취감을 맛보기 위해 서둘러 다음 목표를 계획한다. 성취감을 느낄 때 사람의 몸에서는 도파민이라는 물질이 분비되어, 기분을 무척 좋게 해준다고 한다.
그러나 때로는 도파민을 또 맛보기 위해 다음 목표를 잡는 것보다, 이루어진 것을 곱씹어보고, 또 이룬 것에 대해 충분히 즐거워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하긴 그런데 나도 업무와 관련된 프로젝트가 계획대로 진행되어 완료돼도 그 부분에 대해 성취감을 느낀다기보다는, 빨리 다음 프로젝트를 셋업 하는 것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을 보면, 뭔가 우리나라 사람의 DNA에 각인되어 있는 생존본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수 개 월 동안 알아보고 모아보고 하던 펑크장비가 마침내 완성되었고, 나는 다음엔 뭘 세팅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그러나 이 포스팅에서만큼은 내가 모아온 펑크장비를 돌아보고, 가지고는 다니되 사용은 안 하겠다 는 내 간절한 바람이 이루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리브 툴캡슐에 세팅한 펑크장비다. 보기만해도 든든해지고, 오히려 펑크 한 번 안 나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우측에는 지렁이 및 다트, CO2주입기 및 CO2 카트리지, 리튬이온 배터리가 들어있다. 지렁이와 지렁이 다트는 튜브리스 타이어 펑크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그리고 CO2 주입기 세트로 바로 라이딩 복귀가 가능하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스램 전동 변속 레버에 사용할 목적으로 비상용으로 넣게 되었다.
좌측에는 휴대용 펌프와 멀티툴, 액슬레버 그리고 제일 중요한 니트릴 장갑이 들어가 있다. 휴대용 펌프는 비교적 급박하지 않은 상황에서 펑크패치나 지렁이로 조치 후 사용할 수 있고, 멀티툴은 뭔가 자전거의 세팅이 틀어지거나 레버가 꺾이거나 하는 상황에서 유용하다. 내 자전거는 자이언트 자전거이므로 앞/뒷 휠을 분리할 수 있는 액슬레버가 크기도 작고 가벼우므로 포함시켰다.
그리고 자전거 긴급조치를 하다보면 구동계 부분을 만지게 될 수도 있는데, 맨손으로 만졌다가, 조치 후 라이딩 시 무척 찝찝하다. 게다가 검은색 핸들바가 아닌 컬러가 들어간 핸들바라면 기름때가 고착될 수도 있고, 안전상으로도 손이 미끄러질 수 있기 때문에 구동계 기름때가 묻은 상태에서 핸들을 잡는 것을 부담스럽다. 그럴 때 이 니트릴 장갑을 일회용으로 쓴 후 깔끔하게 라이딩에 복귀할 수 있다.
그리고 무게 얘기를 안할 수가 없는데, 무게는 400g 내외 정도이다. 물이 가득 찬 300ml 보틀 1개 무게 정도 된다. 어차피 라이딩할 때 보틀 사용할 건데, 이 정도 무게면 그나마 감당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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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사실 저번에 남산에 가는데, 경량을 위해 펑크장비 자체를 가지고 가지 않았다. 어차피 도심이라 주위에 샵도 많을 것이기 때문에 남산에서 무슨 일이 생기면, 주위에 가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아니 역시나라고 해야 하나. 그날 같이 타던 분의 뒷 타이어가 펑크 났다. 그리고 나는 아무것도 못했다. 펑크장비의 휴대는 어디에서나 항상 중요하다는 교훈만 새겼다. 결국 펑크 난 분은 다행히 인근에 지하철이 있어서 지하철 타고 복귀했다.
경량보다는 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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